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놀이문화



솔직히 포스터는 너무 못만들었다

0.

고독한 히어로 스파이더맨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다. 일단 영화는 굉장히 잘 만들어졌지만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어디까지나 이 시리즈가 <MCU> 속의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을 못박아두는 영화다. 난 오로지 단독 히어로인 스파이더맨만을 좋아한다는 사람이라면 영화를 보면서 약간 열받을수도 있다. <MCU>팬이라면 보면 좋다. <MCU>팬이고 동시에 스파이더맨 팬이라면 무조건 봐라. (이런 글 안 써도 보겠지만)



1.

톰 홀랜드의 연기는 인피니티 워 때보다 약간 아쉬웠다고 생각함. 그래도 평타 이상은 쳤다. 전체적으로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가 극을 끌어갔다고 생각함. 타이틀을 짊어진 주역이 아니라 다른 역할의 배우가 극을 주도한다는 점에서는 <홈커밍>과 비슷하다.



2.

액션은 개인적으로 MCU 영화중에선 상위권. 다른 스파이더맨 영화들이랑 비교하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보다는 약간 아쉬운 정도.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랑 비슷한 느낌이었다. "퀸즈"당한 <홈커밍>만 불쌍하다.



3.

예고편 중 아이언 스파이더 슈트로 강도 때려잡는 장면이 본편에 안들어간 건 아쉽다.



4.

<홈커밍> 때 리즈와 썸타던 피터가 아무런 설명도 없이 MJ랑 사귀고 싶다고 계획을 짜고 있는 건 좀 억지스럽다. 물론 그 사이에 여러 일들이 있었겠지만, 그 "여러 일들"을 영상으로 보여주는게 영화가 해야 할 일 아닌가. MJ니까 당연히 스파이더맨의 히로인이라고 넘기기엔 <MCU>의 MJ는 메리 제인 왓슨도 아니고, 모델을 할 정도로 자신감 넘치는 여자도 아니고, 붉은 머리도 아니잖아.



이하 스포일러



5.

영화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어벤저스> 추모 영상이 허접한 퀄리티라 학생이 만든 것 같고, 실제 인물들이 죽은것도 아닌데 영화 서두에 박아놓은게 너무 뜬금없어서 뭔가 했더니 정말로 작중 고등학교 방송부 애들이 만들었다는 컨셉인게 좀 웃겼다.



6.

이름이 있었던 주조연 캐릭터들만 정확하게 "우연히" <블립>에 휘말려서 대부분의 네임드 캐릭터가 5년 전과 똑같은 모습이다. 물론, 시리즈물에서 뜬금없이 이름있는 캐릭터의 배우를 바꾸는게 무리가 있다는 건 안다. 아예 대놓고 20년 30년쯤 차이나면 대놓고 중장년 배우를 쓰면 되는데 어중간하게 5년이라 그것도 힘들거고. 근데, 시발 그게 안된다는걸 미리 알고 있었으면 애초에 <엔드게임>에서 뜬금없이 5년 뒤를 배경으로 하면 안됐던거잖아. <엔드게임> 감상문에서 지적했던건데 어떻게 해결하나 봤더니 "해결을 안한다"가 대답이라 웃음밖에 안나오더라.



7.

학원물 파트는 약간 난잡하긴 했지만 피터가 동경하는 "평범한 생활"과 히어로로서의 활동을 대비시키는 장치로서 무난한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8.

미스테리오는 빌런인걸 예상하면서도 감탄할수밖에 없었다. 미스테리오가 빌런이었다는 게 감탄스러운게 아니라 (미스테리오는 그냥 초반만 봐도 의심스럽다. 2시간 10분짜리 히어로 영화에서 플레이타임이 1시간도 안지나갔는데 빌런은 넷이고 그중 셋은 내가 조졌다고 하면 누구라도 의심스럽다) 그냥 관종 빌런이었던 미스테리오에 이정도의 카리스마성을 부여하는데 성공한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에 말이다.



9.

드론과 홀로그램 사이에서 눈을 감고 스파이더 센스만을 의지해서 싸우는 전투신은 굉장히 좋았다. <홈커밍>에서 스파이더 센스가 안나온다고 욕먹어서 그런가 각잡고 만들었다는게 느껴진다.



10.

중간중간 CG 티 나는 장면이 있는데 빌런 컨셉때문에 실제로 스토리상 CG니까 CG티가 약간 나도 상관이 없다. 오히려 그걸 감안해서 대놓고 화려한 CG로 조져버리니까 보는맛은 좋더라.



11.

아쉬운 점이라면 지나칠 정도로 메인 시나리오에 아이언맨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는 것. 빌런은 또다시 아이언맨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고, 스파이더맨도 아이언맨의 후계자로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할지 고뇌하는게 주제다. 영화 2개의 메인 빌런 둘이 전부 아이언맨과 연계되어있는데, 어떻게든 톰 홀랜드 스파이더맨을 소니에게 넘겨주기 싫다는 마블의 의지가 보인다.



12.

하지만 역으로 아이언맨의 후계자로서 활약하는 스파이더맨이란 컨셉은 <MCU>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설정이기도 하다. 적어도 <MCU> 속의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굉장히 감동적일 것이다. 후반부에 피터가 슈트를 직접 설계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해피 호건이란 장면은 <MCU>가 아닌 어떤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볼 수 있을까? 자동차 문짝으로 방패를 만들고, 드론 부품으로 해머를 만들어 방패와 묠니르를 든 캡틴을 떠올리게 만드는 장면도 <MCU> 속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니까 가능한 요소다.



13.

종합하자면 단독 히어로 스파이더맨 빠로서는 아무리봐도 아이언맨 후계자인 모습에 열받고, MCU 빠로서는 대놓고 아이언맨의 후계자로 인정해주는 장면 넣어줘서 뽕차고, 스파이더맨 빠로서의 나인가 아이언맨 빠로서의 나인가 하고 인지부조화도 좀 일어나고 그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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