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놀이문화



<너의 이름은.> 보고 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볼만했네요. 한번쯤 봐 둬도 후회는 안 할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팬이라면 신카이 마코토 집대성이라는 느낌으로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아요. 감독 본인의 색채가 옅어지고 상업적 작품이 됐다는 지적도 일부 있는 모양입니다만 그보다는 대중에게 더 받아들이기 쉬운 성향으로 진화했다고 보는게 낫지 않을까요?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신카이 마코토의 장점도 단점도 싸그리 모아놓은 작품처럼 느껴졌거든요.

뭐 그래서 태클 걸 부분은 태클을 걸어야죠. 원래 제가 칭찬을 잘 안 합니다.


우선 신카이 마코토 아니랄까봐 개연성은 밥말아먹은 전개가 일품입니다.

타키와 미츠하가 서로에게 반하는 부분은 포스터나 광고 등의 홍보를 비롯해 일종의 연애 장르의 클리셰적인 전개, 즉 이 두 사람은 서로 좋아하게 된다고 관객이 미리 뇌내 보정을 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위화감이 덜합니다만 그건 작품론으로서는 딱히 좋은 방법은 아니지요. 실제로는 상당히 생략하면서 지나가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반한 계기를 알기 어렵습니다. 마치 일상물 보듯 담담하게 지나가다가 오쿠데라 선배가 타키와 헤어지면서 건네는 말과 미츠하의 눈물을 계기로 “아, 서로 반해있구나” 하고 주입하듯이 제시합니다. 여기에 대해 사람 심리가 원래 그런거다 라는 식으로 실드를 치려는 분들이 계신데 그건 현실에서나 먹히는 소리고 이야기가 이야기로서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런 적당적당한 전개로는 안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오히려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실보다 더 잘 짜여진 개연성을 요구하는 거거든요. 현실이라면 우연에 우연이 겹쳐 생길 수 있는 일도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위해서라면 거기에 인과관계를 요구하는게 사람이란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모론이 흥하는 거기도 하구요. 차라리 개연성 운운하기 이전에 운명적으로 맺어진 관계라면 화면 연출이 좀 더 임팩트 있어야 했고 작품 서두에 미리 못박아야 했습니다. 적어도 <빙과>의 오레키 호타로와 치탄다 에루의 첫만남 정도는 됐어야죠. (원작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애니메이션 기준입니다만.)

거기다 단발성으로 한두번 바뀌는 것도 아니고 몇번씩이나 장기적으로 교체되는데 서로간에 엇갈림이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는 것도 에러. 특히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시대에 다이어리로 서로의 행동을 적어서 교환하고 있는데 그 엇갈림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건 상당히 억지 설정이죠.

후반부 전개도 생략이 심해서 결국 사태의 해결이 어떻게 이뤄진건지 설명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분량이 짧고 스케일이 작아서 헛점이 적을 수밖에 없었던 <언어의 정원>쪽이 이야기로서의 완성도는 더 높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남는건 신카이 마코토 전매특허인 남녀가 서로 엇갈리는 전개입니다. 사실상 신카이 마코토는 이걸 하고 싶어서 애니 감독을 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 좀 변태적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여기도 좀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만 이건 소재의 특성이니까 봐줍시다. SF는 원래 이런 애매한 구석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


화면 연출이나 배경미술은 언제나 그렇듯 최상급입니다. 이건 뭐 말할 필요가 없죠. 혜성이 갈라지는 부분의 화면빨은 꼭 보셔야 합니다. 블루레이 사고싶네요.


여담 : 오쿠데라 선배 머꼴이던데 이거 츠카사가 제일 승리자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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